2022년 최고의 명언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꼽겠다. '중꺾마'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들고 있던 태극기에 적혀있었던 문구로 기적의 16강 진출과 함께 화제가 되었다. 이는 본래 롤드컵(게임 월드컵)의 DXR팀을 응원하던 응원 문구이기도 하다.
나도 처음에는 이 문구가 좋았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니. 그 어떤 시련과 역경이 와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내 마음대로 쉽게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 아니던가.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심지어 친구 관계에서도 늘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진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굳게 먹었던 마음이 힘을 잃고 꺾여버리고 만다. 의지를 잃은 채로 결국 제풀에 지쳐버리는 것이다.
습관이라 여길 정도로 잦은 번아웃을 겪는 내게 '꺾여버린 마음'은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렸고, 나는 지친 마음을 다시 일으킬 무엇인가를 애타게 찾아 나섰다. 처음에는 집 밖을 무작정 걸었고, 뻣뻣한 근육을 풀고자 필라테스 회원권을 끊었고, 그마저도 정적이라며 클라이밍장에 가서 암벽을 올랐다. 그렇게 한, 두 시간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몸을 쓰는 데에만 집중하면 몸은 지칠지 언정, 마음은 되려 가벼워졌다. 지친 마음을 바로 세우는 방법을 발견한 것이다.
그 후로도 나는 '지치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것들을 시도했다. 그 덕에 자주 꺾이고, 지쳐도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게 됐다. 내 인생이 월드컵이라면 아마도 지금 예선전에 있겠지. 2023년에는 '중꺾마'가 아닌 '중지마(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야겠다.
나무진 PICK!
님은 평소 어떤 콘텐츠와 장소를 선호하나요?
제 취향을 듬뿍 담아,
1월에는 아래 콘텐츠와 장소들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음악] 뉴진스 - Ditto
뉴진스 신곡 'Ditto'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똑같은 곡을 side A, side B로 나눠서 두 개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것이 인상 깊었어요🤭 뮤직비디오는 뉴진스와 팬의 관계를 나타냈다고 하는데, 싸이월드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영상미가 단편영화를 떠올리게 만들어요. 무한도전 팬이 패러디해서 만든 '무진스' 뮤비도 화제가 됐어요.
문구인들의 아지트로 손꼽히는 포인트오브뷰 성수점이 리뉴얼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왔어요🧚♂ 포인트오브 성수점은 1층부터 3층까지 창작의 시작과 완성의 과정을 담았어요. 형형색색의 펜과 메모지, 엽서 등이 눈을 즐겁게 해준답니다. 포인트오브뷰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큐레이션 카드에 문구에 담긴 스토리나 추천의 한 마디가 적혀있어요🖋 성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드려요!
물에 젖지 않는 종이화분이 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종이화분 브랜드 '루비'가 세운상가에서 1년 동안 다양한 전시 및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에요🌿 12월에는 '비밀정원'을 콘셉트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전시를 진행했어요. 루비의 하주미 대표와 마케터 융, 사진작가 쑤가 함께한 인터뷰를 통해 루비마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1월에는 '편지'를 콘셉트로 새로운 전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무드 인디고>는 <이터널 선샤인>을 연출한 미셸 공드리의 숨은 명작이에요🎬 미셸 공드리는 상상력의 대가로 손꼽히는 감독으로 매 작품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어요.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서로에게 지치는 순간까지 연인이 겪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화려한 색감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미셸 공드리의 <수면의 과학>을 추천하고 싶어요.